작업일지라고 하기엔 너무나 오랜 기간동안 쌓여온 이야기. 다들 사랑해주시는 그 이름 모란디백.모란디백은 네버베터의 첫 제품이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주 순수하고 벅찬 마음으로 만든 첫 작품이에요. 에르메스 가든파티나 빈티지 보테가에서 많이 보이는 오픈 토트백의 느낌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툭 들었는데 쿨해보이고 심플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는 가볍지 않은 그런 느낌.오픈 토트백이 컨버스 소재나 에코백 디자인으로는 많았지만 가죽으로 만들어진 핸드백으로는 흔치 않았어요. 손바느질로 만들어서 혼자 들고 다녔던 모란디백의 프로토타입. 프로토타입은 안감도 없고 딱 한 장의 가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정말 좋은 가죽이여야만 가죽의 뒷면인 하지까지 깨끗해서 안감 없이 가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일본이나 이태리, 스페인 같은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2021년 여름, 모란디를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가방은 눈에 보이는 부분인 가죽도 중요하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부자재들이 더 중요해요.바늘을 하나하나 바꿔가며 봉재와 보강재 테스트를 거치고 거쳐 나온 모란디백 버전1 메인이에요.얇고 보드라운 인조 가죽으로 안감을 넣은 것을 제외하면 프로토타입과 거의 유사해요. 디테일을 줄이고 가볍게특징적인 쉐입은 살리고매칭은 쉽지만 품위있는그래서 어떤 가죽을 사용하느냐가 너무 중요했어요.지금까지 세 번의 리뉴얼과 10여 차례의 리오더를 했지만 한 번도 가죽 퀄리티를 낮춘 적은 없어요. 독특한 패턴 덕분에 나쁜 소재로는 메이킹이 어렵습니다.모란디백은 전부 이태리 또는 북미 최고급 가죽으로 만들어집니다. 타입과 컬러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다 최상급에 속하는 아티클들이에요. 스트랩도 없고 그래서 더 가볍고 심플했던 첫 모란디만들다보니 처음에 제가 원했던 느낌보다는 분위기가 살짝 귀여워졌는데 그게 또 나름대로 매력적이었어요.첫 버전은 각이 좀 더 얇게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요. 사랑하는 버터 컬러저 때만 해도 가죽 시장에 버터 컬러가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많이 보입니다. 버터도 에센셜한 컬러로 쉽게 매치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셔서 기뻐요. 모란디백의 바디는 원패턴이라 바닥과 옆면에 이음새가 아예 없습니다. 첫 버전 모란디백을 보시면 손잡이 두 개, 몸판 한 개, 딱 세 개의 패턴으로 만들어지는 가방이에요. 숄더 스트랩이 추가된 리뉴얼에서는 패턴이 몇 가지 추가 되었지만 이 백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심플하고 또렷한 제품입니다. 자연스럽게 예쁜 사람 특유의 아름다운 분위기는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따라하기 어렵죠. 조용히 자아내는 그런 특유의 분위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고객님들의 애정 어린 피드백을 담아 진행한 리뉴얼.본래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약간의 편리함을 더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어요. 탈부착 가능한 스트랩을 떼어내면 예전과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심사숙고해서 수정했습니다. 여러가지 디테일이 추가되면서 딱 떨어지는 각을 줄이고 바디에 아주 약간의 볼륨감을 살렸어요.첫 버전보다 확실히 리치한 느낌이 나요. 귀여운데 우아하기도 합니다. 작년 여름에는 빅토트도 만들었습니다. 빅토트 또한 고객님들이 보내주신 이야기에서 시작된 디자인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나 서류, 노트북까지 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들을 많이 전해주셔서 모란디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 크기는 좀 더 키웠어요. 여러 번 샘플 보여드리고 보내주신 의견을 읽고 고민하는 그 과정들이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치고 거쳐 나온 첫 빅토트 메인. 샘플은 기본적으로 세 번 이상 작업합니다. 목업을 아무리 많이 봐도 샘플로 구현해놓으면 분위기가 달라서 여러 번 보는게 좋더라구요. 그게 가죽이라는 소재가 주는 변수와 매력 같기도 해요.노트북 들어가는 가방 중에 이렇게 슬릭하게 딱 떨어지는 백 보셨나요? 눈에 띄는 요소가 하나도 없는데 세련되고 아름다워요! 리뉴얼 전에 또 부지런히 들며 수정 사항을 체크해요.리뉴얼은 디테일을 다듬는거라 전체적인 큰 틀은 변하지 않습니다. 매 시즌 새로운 소재로 모란디백을 보여드리고 있어요. 실루엣은 지난 시즌 제품들로 확인하셔도 괜찮습니다. 이번에 빅토트의 경우 상단의 탑핸들을 좀 더 듬직하게 키웠어요. 비율적으로 좀 더 완성도가 느껴집니다.겨우 1센치 미만씩 사방으로 미묘하게 키운건데 분위기가 확 올라가요. 이럴때마다 만드는 저도 신기합니다. 가장 먼저 픽스했던 컬러 세서미!케이트나 델보 같은 브랜드에서 주로 쓰는 컬러에요. 카멜보다 한 톤 얇게 부드러운 느낌이라 폼이 제대로 납니다. 만들고 나면 더 와닿는 귀한 톤의 컬러들 항상 미묘하게 차분한 빛을 섞기 때문에 팝한 느낌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 듭니다.매치하기 가장 쉬운 컬러 플레이라고 생각해요. 디올을 닮은 유니크한 블루, 샤넬의 핑크가죽에서는 한 컬러를 개발하는데 최소 천 단위의 비용이 쓰입니다. 명품 브랜드와 테너리에서 유독 선명하고 눈에 띄는 컬러를 제안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하이앤드 브랜드의 백은 여러번 고민하다가 결국 익숙한 컬러로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들 이런 경험 있으시죠?좋은 퀄리티의 가죽에 좋은 컬러가 담깁니다. 네버베터와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컬러를 들어보세요. 룩의 온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그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고객님들과 함께 만든 실버 컬러실버 스와치도 10개 가까이 보면서 저렴해보이지 않도록 한 끗을 살렸어요.광, 주름, 모미에 따라 느낌이 다 달라진답니다. 재구매율이 가장 높은 모란디백오픈 토트백 한 번 써보시면 그냥 알게 되실거에요. 툭 넣고 꺼내고 거슬리는 것 하나 없는 그 느낌! 앞으로도 모란디백은 다양한 컬러와 소재로 보여드리려고 해요. 가볍고 즐겁게 드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네버베터는 힘 들이지 않아도 귀엽고 우아한 제품들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좀 더 포멀하고 핸드백다운 토트백을 또 준비하고 있어요. 면과 선으로 이루어진 심플한 쉐입이 마치 정물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남기를 바라며조르조 모란디의 컬러와 그의 분위기를 일상에 그려넣기 위해 노력했던 모란디백. 이번 시즌의 새로운 모란디도 많은 분들의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Sincerely, Neverbetter